오늘 아침에 대단히 황당한 일을 당했다. 이번 성탄절에 올린 연극 연습을 위해서 우리교회 중등부 3학년들이 9시에 모이기로 되어 있었다. 그 중에 한명의 집이 멀어서 둘째딸 하은이의 요청으로 그 친구를 데리러 갔다가 오는 길이었다. 옛날 미문화원 앞을 지나서 차를 달리고 있는데 앞차가 가다가 멈추기에 나는 처음에는 차가 밀린줄 알았다. 그런데 조금 후에 상황이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갑자기 운전석 차문이 열리더니 운전기사가 차에서 내려 길을 건너서 가버리는 것이었다. 다행히 그때까지는 신호가 빨간불이었는데 파란불이 들어오기까지 짧은 시간에 여러가지 생각을 해 보았다. 그 순간 그 차안에서 한 여자가 차량 비상등을 켜는 것을 보고 머리속에 스치듯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그것은 아침에 일을 나가던 부부가 차 안에서 심하게 다투게 되었고 그 화를 견디지 못한 남편이 차 운행중에 그냥 차를 세우고 내려 버린 것이었다. 그 차량의 바로뒤에 있었기에 급히 비상등을 켜고 옆차선으로 빠져 나오면서 본 그 아내의 표정에는 어쩔줄 몰라하는 당황함이 역력했다.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어서 그때는 그냥 지나쳤는데 뒤에는 내가 도와주고 올껄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의 잘 잘못을 떠나서 지금 그 아내는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그리고 그 자신으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곤란한 지경에 빠져 버린것이다.
우리는 우리 예수님을 우리 인생의 선장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선장되신 예수님께서 만약 더 이상 나를 위한 선장직을 감당해 주시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마치 길에 서버린 차처럼 내 인생은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을 것이다. 그러한 생각을 하면서 참 내가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의 선장되신 예수님께서는 그 남편과 같이 우리를 버리고 우리 인생을 포기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참으시고 인내해 주시는 분이심을 생각할때에 참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제부터는 더욱 더 내 인생의 선장이신 우리 예수님께서 목적지를 향하여 잘 달려 갈 수 있도록 참된 마음으로 섬기고 그분의 마음에 합한 삶을 살기 위하여 힘써 노력하는 사람이 되기로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