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세살난 조카를 통해 다시 본 비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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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성철목사 댓글 0건 조회 4,963회 작성일 08-12-01 19:46본문
얼마전 3살난 조카를 오전에 돌보아 주어야 하는 일이 생겼다. 처남네 부부가 둘다 직장인인데 그 집에 3살된 조카가 놀이방에서 유아들만 전념되는 병에 걸려서 몇일동안 놀이방에 갈 수 없는 상황이라 급히 내가 그 아이를 돌보게 되었다. 아이를 유달리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 전날 저녁 아내로부터 내일 오전에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말을 듣고 너무 오랜만에 하는 일이라서 약간을 부담이 되기도 했다. 다음날아침 조카를 데려온 처남에게 애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물었더니 “컴퓨터만 켜주면 아주 오랜 시간 잘 지냅니다.”라고 답을 하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서 우는 아이를 달래며 사무실 내 방으로 와서 아이 부모들이 가져온 노트북을 설치하고 인터넷을 열어주는 순간 아이는 방금 전 울던 모습과는 달리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그 컴퓨터 앞에 앉았고 1시간 이상을 아이가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아주 집중해서 컴퓨터를 하는 것이다. 하도 신기해서 무엇을 그렇게 하는가 하여 보았더니 어린아이들이 좋아하는 사이트에서 글자놀이 게임도 하고 색깔맞추기 게임도 하고 또 혼자서 동화를 들으면서 웃기도 하고 엄마라는 존재가 없다 뿐이지 그 시간 마치 엄마가 놀아주는 것처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이것 저것 하고 있었다. 더욱 더 신기한 것은 3살짜리 조카가 마우스를 움직이는 모습은 조금 과장하면 예술적이라고 할 정도로 아주 능수능란했다. 이 아이에게 있어서 컴퓨터는 자신이 마음껏 놀 수 있는 놀이터와 같은 곳이었다. 함께 지내는 시간동안 그 아이는 아이가 가지 말아야 하는 곳을 기웃거리지도 않았다. 그것은 그 부모들이 이 아이가 해도 되는 곳들을 잘 교육시켜 두었던 것이라고 여겨졌다.
그러면서 마음 한 구석에서 하나님 앞에 참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20년의 세월을 인터넷이라는 문화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사명으로 알고 달려온 사람으로서 나름대로 어린이들을 위한 복음공간을 만들어 두었지만 아직 이 아이에게 내가 만들어 둔 곳은 들어와서 놀고 싶지 않은 곳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정말 그곳에 있는 자료들이 성경적이면서도 이 아이가 또는 그 부모가 보기에 필요를 채우기에 충분하였다면 이 아이는 오늘 그 영적인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을 것이다. 그 아이를 통해서 다시 한번 내가 무엇을 해야 할 지를 하나님으로부터 듣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머지 않은 장래에 믿음의 아이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을 모르는 아이도 혼자서 컴퓨터를 하고 지낼 때에 내가 만든 성경사이트에서 노는 날이 오게 하고 말리라고 다짐을 해 보았다. 성경으로 글자놀이를 하고 성경으로 영어를 배우고 성경으로 색깔맞추기 놀이도 하는 그런 곳을 빨리 만들어 주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비단 나 혼자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을 한다. 우리나라에서 컴퓨터를 선교적 도구로 접목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중반부터였다. 그때부터 몇몇 사람들에 의하여 시작된 컴퓨터선교가 이룬 가장 큰 업적은 교회들이 이러한 컴퓨터를 활용한 선교에 눈을 뜨게 했다는 것과 그 결과로 많은 교회들이 세상의 문화 흐름에 뒤지지 않고 여러 분야에서 선도하는 자리에 서기도 했다는 것이다. 인터넷 역사에서 그 이름이 들 수 있을 정도로 초창기 그 역할과 활동이 인정 받았던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그 이상은 없었다. 그 역량이 한곳으로 모이지 못하고 분산되고 항상 그러하듯이 다른 사람의 터 위에 쉽게 집을 짓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겉으로는 대단히 화려해 졌지만 실제 그 속에 들어가보면 구성상에서는 독특한 것이 없어져 버렸고 결국 가장 앞선 기독사이트도 전체 사이트 영향력이 20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린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복음 사이트를 운영한다는 것은 자랑거리도 기사거리도 아닌 시대가 되었다. 이제는 누가 그곳에 정말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복음 컨텐츠를 많이 실어서 인터넷을 통한 진정한 선교 사명을 이룰 것인가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각자 맡은 자리에서 또한 각자가 대상으로 삼는 복음 대상자들이 그곳을 가장 신뢰하고 그곳에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그런 경쟁력있고 영적 파워가 있는 복음 사이트들이 넘쳐나는 세상을 만들어서 선교 사명을 이루는 것이 진정한 영성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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