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출강하는 대학의 모든 시험도 끝나고 지금은 성적을 내고 학생들이 확인하고 정정하는 기간이다. 종종 성적을 내다보면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조정을 해야하는 경우들이 생기곤 한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절대평가는 참 마음이 편하게 성적을 내지만 상대평가는 정말 조심스럽고 혹시 한명이라도 억울함을 당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애를 쓴다. 그렇지만 어김없이 성적은 내고 조정 기간이 되면 여러통의 전화를 받게 된다. 대부분 전화는 1점만 올려 달라는 전화가 많은 편이다. 나는 내가 줄 수 있는 성적의 한계 속에서는 가장 좋은 점수를 주는 편이다. 상대평가로 점수를 내다보면 A학점을 줄 수 있는 학생들의 숫자가 정해지기 때문에 1점 차이로 B학점의 평가를 받는 학생들이 생긴다. 그래서 레포트 하나를 내고 안내고가 등급에는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래서 정확성을 기하기 위하여 꼭 개인 이메일로 레포트를 받는다. 그리고 시간내에 그곳으로 들어온 자료들을 가지고 평가 기준을 잡아서 레포트 점수를 주게 된다. 그런데 어제 한 학생이 전화가 왔는데 그 학생은 내 자료에는 레포트를 제출하지 않은 것을 되어 있었는데 확인을 해 보니 자료가 너무 커서 수업시간에 CD로 전달했는데 내가 깜빡하고 그 학생의 자료를 채첨에 넣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 학생의 점수에 레포트 점수를 합산하니 이 학생의 점수가 상대적으로 A학점에 해당되어서 할 수 없이 A학점자 가운데 가장 점수가 낮은 학생을 B학점으로 내려야 했다. A로 평가를 받았다가 잠깐 사이에 B로 내려간 학생의 실망감이 얼마나 클지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하여 한가지 감사하고 또 감사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나를 택하신 원칙이 상대평가가 아니라 절대평가로 부르셨다는 사실이었다. 만약 하나님께서 상대평가적 기준을 가지고 그의 백성을 택하셨다고 한다면 나같은 사람은 그 속에 도무지 포함될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이제는 다시 떨어지지 않을 구원의 복을 받은 것이 참 감사했다. 만약 A를 받았다가 더 나은 성적을 가진 학생으로 인하여 B로 떨어진것과 같이 우리의 구원도 그러하다면 얼마나 불안하고 조마 조마하였을까를 생각하니 참 감사함이 절로 넘쳤다.
앞으로의 삶 속에서 절대적 구원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더욱 더 하나님의 뜻대로 살기에 힘쓰는 믿음의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