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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여행-경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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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댓글 0건 조회 1,448회 작성일 06-07-0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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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포대에서 자고 이른 아침 경포대를 산책
맘에 드는 시, 그 시를 쓴 시비
;;;;
호수(湖水)
                        - 김동명

여보,
우리가 만일(萬一) 저 호수(湖水)처럼
깊고 고요한 마음을 지닐 수 있다면
별들은 반딧불처럼 날아와 우리의 가슴속에 빠져 주겠지……

또,
우리가 만일(萬一) 저 호수(湖水)처럼
맑고 그윽한 가슴을 가질 수 있다면
비애(悲哀)도 아름다운 물새처럼 조용히
우리의 마음 속에 깃들여 주겠지……

그리고 또,
우리가 만일(萬一) 저 호수(湖水)처럼
아름답고 오랜 푸른 침실(寢室)에 누울 수 있다면
어머니는 가만히 영원(永遠)한 자장 노래를 불러
우리를 잠들여 주겠지……

여보,
우리 이 저녁에 저 호수(湖水)가으로 가지 않으려오,
황혼(黃昏)같이 화려(華麗)한 방황(彷徨)을 즐기기 위하여……
물결이 꼬이거던, 그러나 그대 싫거던
우리는 저 호수(湖水)가에 앉어 발끝만 잠급시다그려.


;김동명(金東鳴 :1900∼1968)
시인·정치 평론가. 호는 초허(超虛). 강원도 명주에서 출생. 1908년에 일가가 원주로 이주하여 그 곳에서 보통 학교를 나왔다. 1925년에 일본에 건너가서 아오야마 학원 신학과를 졸업하고 돌아와 1930년에 첫 시집 《나의 거문고》를 발표하였다. 1947년에 월남하여 이화 여대 교수 및 참의원 의원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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