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보 시론> 출산장려(出産獎勵) - 교회가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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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06-03-07 07:02 조회6,4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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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보 시론>
출산장려(出産獎勵) - 교회가 나서야 한다.
황수섭 목사(고신대 의대 교목, ibeautifulkorea@hanmail.net)
가임여성(15세-49세)이 아이를 낳는 평균인 합계 출산율 6명을 2명으로 낮추기 위해 1960년대부터 실시한 산아제한정책의 영향 탓에 우리나라 평균 출산율은 1.16명으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다. 인구 적정선을 유지할 수 있는 출산율이 1.6~1.7명이라니 심각하지 않을 수 없고, 저출산·고령화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경제·노동·시민사회·종교·여성계 등 각계 각층이 망라하여 ‘저출산·고령화 대책연석회의’까지 발족하였으나 산아제한정책에 길들여진 일반 국민들이 그 문제를 체감하기는 어려운 처지이라고는 하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국가나 교회는 위기에 빠질 수 있다.
근래에 저출산 위기를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가 출산 장려금 지급, 아파트 우선분양, 영유아의 교육비 의료비 보조 등의 정책을 제시하고 산모의 출산휴가를 늘리는가하면 아빠의 출산휴가도 고려하고 있지만 잘 될까하는 우려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정부가 제시하는 정책이 주로 경제적인 지원인데 아이를 낳아서 양육, 교육시키는 데 1억 7천만원이 든다고 하는데 그 정도 지원으로 출산율을 높이려 한다면 보통 오산이 아닐까. 인구 억제를 위한 가족계획을 추진할 때 많이 회자한 것이 잘 살아 보자였다. 잘 살기 위하여 자녀를 덜 낳았는데 그 정도 지원만으로 아이를 낳을까 하는 염려는 잘못된 것은 아닐 것이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식의 전환이 앞서야 한다. 저출산의 문제가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문제로 인식하고, 모든 사람이 추구하는 행복이라는 것이 가정을 기본으로 하여 성취됨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거기에 양육, 교육을 위하여 지원도 하고, 출산에서 부터 보육, 교육 등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여성이 가정과 사회활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탄력근무제나 보육 서비스 등 더 많은 정책을 개발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교회에서는 생명의 전승인 출산은 가정의 본질이며 문화적 사명의 기초임을 가르쳐야 한다.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를 창조하신 후 복을 주시면서 ‘너희는 많은 자녀를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워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의 모든 생물을 지배하라.’(창 1:28, 현대인의성경)고 말씀하셨고 노아와 아브라함을 비롯한 믿음의 사람들에게 자녀를 주실 것이라고 약속도 하셨다. 따라서 출산은 언약의 자손의 대를 이어가는 위대한 일임을 인식하여야 하고, 교회가 언약의 공동체임을 고백하면서 출산 이후에 생기는 육아, 교육 등에 대해서도 연대감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개발하여야겠다. 산모 도우미, 탁아소, 어린이집, 대안학교뿐 아니라 수준있는 과외교습학원을 실비로 운영한다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젊은이들에게 삶의 참 행복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오손 도손 살아 가는 데 있고, 기쁨과 보람이 가정에 있다는 것을 가르치면서 그런 행복을 누리게 해야 한다.
사실 저출산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만혼, 미혼, 이혼에 있다.
지난 10여년간 결혼한 여성들의 평균 출생아는 큰 변화없이 1.8명을 유지하고 있는데 여성의 초혼 연령은 25.4세에서 27.3세로 상승했으니 초혼 연령이 1년 올라가면 출산율은 0.26씩 떨어지는 셈이다.
미혼율은 1975년과 2000년 사이에 남자 25세에서 29세 연령층은 47%에서 71%로 급격히 높아졌고, 여자도 11.8%에서 40.1%로 높아졌다. 반면 미혼 여성의 12.8%, 남성의 29.4%만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놀라운 것은 기혼 여성의 34.9%는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고 의견을 보였는데 자녀를 반드시 가져야 한다는 생각은 1997년의 73.7% 2005년에 23.4%이니 아주 대조적이다.
왜 미혼 만혼이 증가할까? 여론조사 결과 10명 중 3명이 결혼 출산이냐 일이냐의 선택에서 일을 선택한다고 한다. 또 다른 통계에 따르면 미혼 여성 85.3%가 결혼 후에도 경제활동을 하겠다고 응답하는 한편 경제적인 여유를 만끽하며 부부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기 때문에 자녀를 두지 않을 계획이라고도 하니 앞으로는 DINK(Double Income No Kid)족이 더 늘어 날 전망이다.
교회 안의 젊은이들의 결혼과 자녀에 대한 의견이 어떨까? 약간의 차이는 있을지 모르지만 거의 같을 것이다. 교회는 젊은이들에게 바른 가치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참된 삶에 대해서 가르쳐야 한다. 돈이 행복을 담보해 주지 못하며 돈으로 인생의 보람과 기쁨을 살 수 없음을 가르치면서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가정의 의미와 가정의 행복, 하나님께서 짝을 지워 주시는 부부의 사랑 속에 인생의 즐거움과 만족이 있음을,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시는 생명의 신비로움, 자녀의 눈동자와 본능적인 사랑과 희생에 참 보람과 인생의 참맛이 있음을 가르쳐야 한다.
저출산의 문제가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회도 그 결과에 책임의식을 가지자.
그리스도인들의 삶이 성경과 괴리가 있는 것은 우리 한국교회의 고질적인 문제인데 인구문제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가족수당을 배우자 포함 3명까지 적용하고 무료 피임 시술, 예비군 훈련장에서 정관 수술을 하면 훈련 단축 등의 특혜성(?) 산아제한정책 속에서 교회는 성경적인 관점에서 인구문제를 다루지 않고 어쩌면 아무 소리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따라 갔다. ‘축복 속의 자녀 하나 총명하고 튼튼하게’ ‘둘도 많다’ ‘삼천리는 초만원’ 등의 애국적 구호와 ‘잘 살아 보자’라는 경제 성장을 외칠 때 교회는 성경이 말하는 잘 사는 생활, 바른 삶에 대해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았다. 교회안의 성도들은 물론 교회 밖의 사람들도 경제 논리에 따라서 미래를 준비해 왔고, 돈으로 해결할 것 같은 부와 행복을 쫓아 왔다. 결과적으로 저출산의 문제는 가치관, 세계관의 문제이니 지금부터라도 바르게 가르치고 바르게 살아야겠다.
생명의 전승인 출산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이다. ‘자식은 여호와의 주신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젊은 자의 자식은 장사의 수중의 화살 같으니 이것이 그 전통에 가득한 자는 복되도다’(시 127)고 말씀하셨고, 손자는 ‘노인의 면류관’(잠 17:6)이라고 가르친다. 아이의 재롱이 평생 효도를 다 했다고도 하고 엄마 아빠가 되는 기쁨은 그 어떤 것으로도 바꿀 수 없다. 부모가 자녀를 위해서 희생하는 것 같지만 자녀를 통해서 얻는 보람과 생의 의미는 훨씬 더 크다. 가정의 행복, 자녀를 얻는 기쁨을 모두가 누리고 우리들의 또 다른 문제인 저출산이 해결되기를 바란다.
<기독교보 200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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