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공개의 기쁨과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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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수섭 작성일05-10-13 19:35 조회7,323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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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공개의 기쁨과 보람
하나님의 은혜로 두딸(아름이 다운이)를 키우다가 키워 줄 부모를 기다리는 쌍둥이가 입양원에 있다는 말이 마음에 남아서 그 아들들(대한이 민국이)을 입양하였다. 입양가족이 된 이후 우리는 예상치 못한 삶의 기쁨과 보람을 누리게 되어 이 행복을 나누고자 입양을 공개하였다. 국내 입양 인구가 1년에 2,000명도 채 안되니 쌍둥이 아들을 입양한 것만으로도 특별하지만 입양을 비밀로 하는 우리 사회에서 입양을 공개했으니 우리 가족은 아주 특별한 가족이 되었다.
입양을 공개하자 반응(?)이 다양했다.
“정말 잘 했습니다. 잘 양육하세요.”
“목사님 존경스럽습니다. 그러나 사모님이 더 존경스럽습니다.”
“대단하십니다. 지금은 힘드시겠지만 하나님께서 복 주실 겁니다.”
쑥스러울 정도로 칭찬을 하면서 격려해 주셨다. 그러나 걱정해 주시는 분도 있었다.
“목사님 생활도 빠듯할 터인데 걱정이 됩니다.”
“입양. 수월치 않는 것인데 무슨 맘으로 하셨어요? 뒷감당 어떻게 하시려고 입양을 했어요?”
“곧 중학생이 될 딸들에게 피해가 없을까요?” 이 정도는 약했다. 비난의 소리도 있었다.
“선한 일 조용히 하면 안 되나요?”
“입양한 사람이 한둘이세요? 아이가 알면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세요? 이웃에서 놀리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공개하세요?”
우리 가족에게 보내는 칭찬은 힘이 되었지만 비난의 소리는 오히려 입양의 행복을 알려야 한다는 사명이 되었다.
입양을 공개하니 우리 가족들을 통해서 입양이 알려지기도 했고 입양가족들과 연락이 닿아 입양가족모임이 결성되었다. 모인 입양가족은 또 다른 우리들의 가족이 되었다. 혈연을 초월한 한가족. 입양가족들이 모이면 즐겁고 행복하다. 기다리던 자녀가 생겨서도 그렇고 품에서 어린 생명이 한명 더 자란다는 기쁨에서 더욱 그렇다.
입양 가족들이 모이는 자리에 나온 입양희망자를 만나면 우리의 인사는, “임신이네요. 축하합니다. 태교가 중요하거든요. 기도 많이 하셔야 됩니다.”
입양한지 얼마 되지 않는 초보 엄마가 오면, “축하드립니다. 미역국은 많이 드셨습니까?" "미역국 없이 몸 조리 잘 하고 있습니다. 하하하."
그런데 초보 엄마는 부끄럼도 없이 아이 자랑에 부부 자랑을 늘어 놓는다. 입양가족모임은 팔불출 모임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우리 아이 말이죠 참 예뻐요. 탤런트나 미스 코리아 감인데 중앙으로 팍팍 밀어 줄 거예요.”
“허허 예쁘기는 하네요. 근데 우리 아이 정도는 돼야 명함을 낼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 아이 말이죠. 귀여워 죽겠어요. 잠도 잘 자고 잘 먹고 요것 보세요. 나를 알아 보고 막 웃잖아요.”
“아이 때문에 저는 왕비가 되었어요. 아이를 안고 외출을 하려니 남편이 신발을 신겨 주잖아요.”
“남편은 몇날 몇일 출장해도 전화 한통 없었는데 요즘 기본이 세 번. 수도 없이 전화가 옵니다.”
“조금 더 키워 보세요. 아이 핑계대고 놀이 공원에 가서 맘껏 놀이 기구 탈 수 있습니다. 여행은 물론이죠.”
“저는 아이 덕에 먹고 싶은 과일 음식을 맘껏 먹습니다. 남편은 아이 먹고 싶다면 뭐든 허락하기 때문에 먹고 싶은 음식은 아이를 통해서 주문하면 뭐든 해결됩니다. 하하하하.”
웃음 속에서 우리는 어느덧 한가족이 된다. 이웃사촌 정도가 아니라 혈연을 초월한 한가족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초보 엄마가,
“아이 목욕시키는 것이 생각보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목욕 그냥 하면 안되요. 우리 집에 쓰던 것이지만 목욕 도구가 있는데 내일 당장 드리죠. 아주 쉬워요.”
“기저귀, 아이 옷, 양말, 신발, 깨끗이 씻어 보관하고 있는데 필요한 것 있으면 빨리 말하세요. 저도 내일 만나요.”
“이 녀석이 잠을 설치는 바람에 안고 업었더니 팔도 아프고 허리도...” 말이 채 맺지도 않았는데,
“아 그런 어려움이 있어요? 내일 아이 봐 주러 갈게요. 하루만 참으세요.”
입양을 공개한 가족들이 만나면 보람이 있다.
입양을 할까 말까 망설이는 부부가 모임에 왔다. 결혼한지 꽤 되는데 자녀가 없어서 마음 고생이 많단다. 아이를 낳기 위해서 애썼던 경험들을 이야기하면서 아이 없는 서러움과 받았던 괴로움을 나눈다.
“눈감아 줄터이니 임신해 오라는 시댁 식구의 말을 들을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병원비로 쓴 돈만도 꽤 됩니다. 초조함, 고통 말도 못해요. 이제는 생각조차 하기도 싫어요.”
그런데 어깨 넘어 귀동냥으로 그 말을 듣던 분이 엉엉 운다. 자신의 아픔이 다시 가슴 한가운데로 차 오르는가 보다. 그런 경험을 가졌던 분들이 아이를 안고는 권한다.
“입양은 또 다른 출산입니다.”
“입양하니 좋아요. 맘 먹기 힘들죠? 저지르고 보세요. 절대로 후회하지 않습니다.”
“이름 지었어요? 빨리 작명 먼저 하세요.”
“입양하면 부모는 아이 생겨서 좋죠. 아이는 부모 생겨서 좋죠. 꿩먹고 알먹고 도랑치고 가재 줍고. 일석 이조, 아니 일석 삼조 사조 오조죠.”
“입양은 행복의 열쇱니다. 놓지지 마세요.”
입양을 공개한 부모들이 한가족의 기쁨을 서로 나누는 시간에 입양아이들은 동네가 시끄럽게 뛰며 장난치며 논다. 혈연을 초월한 형제자매들이다.
입양가족들은 헤어지면서 다음 만남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나눌 행복을 만들고 예쁘고 멋진 가정을 만들어 가고 있다.
황수섭(목사, 고신의대 교목, 호산나교회 입양담당, ibeautifulkorea@hanmail.net)
이-크리스챤신문 2005-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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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권님의 댓글
김경권 작성일저의 상황과 너무 일치하는 것 같습니다. 황 목사님, 항상 건강하십시오^^(내성교회 김경권 목사)
황수섭님의 댓글
황수섭 작성일방문감사합니다. 10.29(토) 입양가족모임에 만나게 되면 좋겠습니다. 연락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