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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모-윤석화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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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05-02-15 14:43 조회6,78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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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모-윤석화님께
 
윤석화님
안녕하세요?
약 20년 쯤 전, 막 제대를 하고 서울 나들이에서 신의 아그네스를 관람한 이후 님의 팬이 된 제가 이제는 입양부모로서의 동질감을 갖고 편지를 쓰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는 두딸(아름, 다운)을 기르다가 5년 반 전 쌍둥이 아들을 입양하여 대한이 민국이라고 부르면서 살고 있는 입양가정(http://ad.logos.co.kr)의 가장입니다.

근래에 제가 님께 관심을 다시 갖게 된 것은 지난해였던가 TV방송에서 님이 입양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부터입니다.

이후 드디어 입양을 하셨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얼마나 기쁘고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님이 마흔이 넘은 나이에 엄마가 되었으니 님의 팬으로서 기쁨이 컸고 님과 같은 인기인이 입양부모가 되었으니 우리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까하는 생각으로 가슴이 벅차기도 했습니다.

수민이 엄마
좋죠? 살맛 나죠? 엄마가 되고 아빠가 된다는 것은 신나는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조금만 수고해 보세요. 꽃잎보다도 작은 입을 열면서 "어~엄 마~아"라는 소리를 낼 때는 아마 전율을 느낄 거고 "아~ 압 빠아~"할 때는 깜빡 넘어 갈 겁니다. 그리고 4반세기를 지내고 환갑이 조금 지나면 며느리를 보고 손주를 안게 될 겁니다. 생각만해도 기쁘지 않으세요?

수민이 엄마
그런데 수민이 엄마는 입양부모이기 때문에 남이 겪지 않아도 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그 불편은 연극배우로서 가지셨던 불편감 보다 더 클지도 모릅니다.
우리 사회는 입양에 대해서 익숙치 않을 뿐 아니라 지나치게 부정적이든지 아니면 지나치게 긍정적인 편견을 가지고 있고, 입양가정은 아직 우리 사회에 소수인데다가 더군다나 님은 공인이라는 위치에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어떤 이는 부정적인 편견을 가지고 님이 정말 아이를 잘 기르는지 아이가 잘 자라는지를 지켜 볼 것이며 또 어떤 이는 긍정적인 편견을 가지고 님을 천사같이 봐줘서 오히려 부담을 느끼게 할지도 모릅니다.

수민이 엄마는 지금 다른 사람이 가지지 않아도 되는 부담감을 갖고 있을 겁니다.
많은 입양부모들은 입양했기 때문에 보란 듯이 자식을 키우고 남 못지 않는 행복한 가정을 꾸려 가야한다는 의무감 또는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 부담을 버리세요.
아이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하나님께서 만드신 완전한 피조물입니다.
자식은 부모 마음대로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부모의 소유도 아니며 부모의 욕구를 채워 주는 도구도 아닙니다. 교육에는 위대한 힘도 있지만 동시에 한계도 있습니다. 입양아의 유전적인 요소을 인정해 주면서 그 아이 모습 그대로 잘 양육하시면 됩니다.

수민이 엄마
입양 후 가지셨다는 한 인터뷰에서 아이를 위해 조용히 키우시려고 이제는 인터뷰를 사양한다고 하신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 마음을 저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러나 저는 수민이 엄마께서 오히려 더 많이 인터뷰에 응하시고 방송에도 출연하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입양가정의 행복을 만들어 줄 사람은 우리 사회에 아무도 없습니다. 입양가정의 웃음은 입양가족들이 만들어 가야 합니다. 입양부모의 과업은 입양아를 잘 기르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입양에 대해서 편견이 있고 이해가 부족한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도 입양부모의 몫인 것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애지 중지 아무리 잘 기른다고 해도 가정이라는 울타리만 벗어 나면 별난 사람으로 봐 버리는 현실이니 무척 가슴 아픈 일이 아니겠습니까?
입양의 행복, 입양의 어려움을 표현하여 알리고, 입양은 단지 태를 통하지 않았을 뿐 한가족에 다름없다는 것을 우리 사회로 하여금 알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들 입양 가정이 평범한 가정으로 자리 잡아 수민이 대한이 민국이... 많은 입양아들이 자연스런 행복을 누리게 될 뿐 아니라 길러 줄 부모가 필요한 아이가 가정을 얻고, 아이가 있어야 하는 부모가 아이를 얻는 기쁨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수민이는 잘 자랄 거고 님도 역시 좋은 엄마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확신합니다.
행복하세요.
하나님께서 복을 주셔서 많은 미소와 웃음이 있고 하루를 지내고 나면 더 좋은 날을 맞이하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아름다운대한민국의 부산에서
아름다운대한민국의 아빠
황수섭 드림.

낮은 울타리 2003-07월호 <꽃보다 아름다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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