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기보다 주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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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05-02-15 14:42 조회5,26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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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기보다 주는 삶
황수섭 목사 / 고신의대, 호산나교회 입양담당
학창시절 나는 수학여행을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 그 이유는 가정 형편
이 넉넉치 않았던 탓도 있었지만 사실은 회비의 일부만으로도 단체여행
보다 훨씬 더 재미있는 경험을 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런 약삭빠른
계산 때문에 아예 부모님을 조르지도 않았었다.
그 때로부터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옆에 가던 자동차가 지시등도 없이
나를 앞질러 간다거나 나의 양보로 먼저 가게 된 차가 고맙다는 표시도
하지 않고 가버리면 라이트를 번쩍거릴 만큼 나는 손해보기를 싫어하고
아주 이기적이다.
이렇게 부끄러운 모습이 나에게 많기 때문에 몇 분들을 만나면서 더 잘
살아 보려고 항상 애를 쓴다.
매달 1~2회씩 꼭 찾아가는 보육원이 있다. 그곳에서는 사랑으로 요보호
아동을 돌보시는 원장님 내외분과 직원들을 만날 수 있다. 그 분들을 만
나면 이기적이고 부끄러운 나의 모습에 언제나 고개가 숙여진다.
그리고 수요일 저녁에는 미혼모 그룹 홈을 방문한다. 그곳에 가면 20세
를 전후한 미혼모들의 필요를 공급해 주기 위해 희생하시는, 그래서 계
산적이기만한 나 자신을 더욱 분명하게 볼 수 있게 만드는 소중한 분들
을 만날 수 있다.
주말 오후에는 결손가정의 아이 9명을 돌보시는 최현숙 할머니(76세)를
만난다.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거나 신나게 공놀이를 하고 난 후에
는 아이들을 데리고 목욕탕으로 향한다. 남아 6명의 떼밀이로 흘린 땀
때문에 현기증을 느끼기도 하지만 관심과 사랑을 필요로 하는 어린아이
들에게 아무런 대가없이 헌신하시는 할머니와 무료 입장시켜 주시는 목
욕탕 사장님을 만나노라면 손해보기 싫어하는 부끄러운 나 자신을 쉽게
발견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가진다.
주일(일요일) 아침에는 가족과 함께 교회로 향한다. 그 곳에는 풍요로
운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상처입고 가난한 심령들을 위로하기 위해서 밤
낮을 가리지 않고 헌신하시는 목사님과 사랑의 공동체가 있다. 그 분들
을 만나면 다듬어져야 할 부분이 많은 나를 발견하고, 인류를 죄에서 구
원하시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시고 낮아지셔서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하
신 사랑의 예수님을 만난다.
예수님은 다가오셔서 나의 수치를 덮어 주시고 속삭이시면서 격려해 주
신다.
"내가 너를 사랑하니 잘 살아 봐. 주는 것이 받는 것 보다 더 좋은 거야.
베푸는 삶이 복이 있어."
이런 분들을 만나면서 나는 한번 더 새로워진다.
국제신문 [2003-04-25 19:49][아침의 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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