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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또 다른 행복의 씨 - 입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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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2-05-20 19:12 조회4,5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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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또 다른 행복의 씨 - 입양
<고신대학교부속복음병원 원보2012-6월호>

황수섭 목사(고신대학교 의과대학 간호대학 교목)


살아가면서 하나님께 감사할 것이 참 많다. 그 가운데 입양 아빠가 된 것은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이며 입양의 행복을 알리는 입양운동가로서 살게 된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다. 입양은 항상 나의 가슴을 벅차게 한다.

두 딸(아름, 다운)을 낳아서 기르다가 쌍둥이 아들(대한, 민국)을 입양하여 살면서 누리는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7080세대가 거의 그러하듯이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과 선친께서 연세가 많으셨기 때문에 부자간의 살가운 정을 그리 크게 누리지 못해서 간혹 부러운 부자(夫子)들이 있었다. 친구가 클래식(?)한 아버지의 넥타이를 매고 있다든지 어떤 친구는 자기 아버지께서 자기 운동화를 신고 운동하러 가셨기 때문에 운동화를 찾다가 구두를 신고 허겁지겁 나타나는 친구들이 선망의 대상이었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 내가 아들의 운동화를 신고 산책을 하고 목욕탕에서 아들에게 나의 등을 맡기고 이발소 의자에 함께 앉아 있으니 삶이 어찌 행복하지 않으며, 50대 중반에 야간 스키를 타고 여름 낚시를 하고 봄 자전거를 타고 수영장을 다니니 이보다 더 행복한 삶이 어디 있으랴.

부자(夫子)의 정을 나누면서 입양의 기쁨을 누리게 된 것은 1998년 1월부터이니 14여년 되었다. 그 때에는 초등학교 6학년, 5학년인 두 딸의 아빠, 자타가 공인하는 좋은 아빠였는데 딸을 키우는 재미에 빠져 있었던 우리 가정에 하나님은 가정이 필요한 쌍둥이 아들을 입양하도록 순간적인 결정을 할 수 있는 특별한 은혜를 주셨다.

사실 두 딸을 낳아서 기르다가 13개월 된 쌍둥이 아들을 입양하는 것은 수월한 일이 아니었다. 넉넉지 않은 살림살이, 두 딸과의 행복, 아내의 행복권, 입양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등으로 몇 주 동안 고민하며 망설였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선한 마음을 주셨다. 하늘의 새도 먹이시고 들풀도 입히시는 하나님께서 하물며 우리 가정을 책임지시지 않겠냐는 믿음, 남동생을 입양하자는 두 딸의 동의, 아내의 어린 생명에 대한 사랑의 결단, 입양을 기뻐하시는 하나님의 뜻에 대한 깨달음은 입양원에서 새 가정을 기다리는 쌍둥이 아들을 하루라도 더 빨리 입양하게 하였다.

쌍둥이 아들을 입양하자 상상치 못했던 행복이 우리 가정에 쏟아 졌다. 두 딸의 아빠에서 4남매의 아빠가 되자 하루아침에 집안이 북적되었다. 아기 울음소리, 우유 내음, 기저귀, 엄마의 팔을 베고 곤히 잠든 아이의 심장 박동.... 어린 생명이 내 품에서 육체적으로 정서적으로 영적으로 안정감을 찾으며 자라고 있었다. 삶 자체가 환희의 나날이었다.

입양 이후 하나님께서는 나의 눈을 열어서 새로운 세상을 보여 주시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하셨다. 즉, 가정을 기다리는 입양원의 아이들, 아이를 낳았지만 기를 수 없어서 핏덩이를 입양원에 맡기고 돌아서는 미혼모들의 아파하는 뒷모습, 결혼한 지 수년이 되었지만 엄마 아빠가 되지 못한 고통을 안고 있는 난임 부부들, 그리고 가정에서 자라지 못하고 시설에서 자라고 있는 보육원 아동들,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부모의 품에서 자라지 못하고 장애서설에서 보호받고 있는 장애 아동들, 그리고 지극히 작은 자들을 위해서 삶을 바치고 봉사하는 사회복지사들을 만나게 하셨다. 하나님은 무딘 나의 마음에 그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충만하게 주셨고 어린 아이 한 명 한 명을 사랑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내게 주셔서 입양운동, 기부와 자원봉사 운동을 하게 하시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 기부하고 자원 봉사하는 따뜻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하셨다.

십 수 년을 주님의 깨달음대로 살고 주님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살게 되니 우리 가족의 행복지수가 높아졌다. 주님께서 만나게 하신 지극히 작은 자들을 사랑하며 그들을 위해서 시간을 쪼개고 주머니를 털어 봉사하고 기부하며 살게 되니 하나님께서 주신 복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커졌다. 입양하기 전에 가졌던 이런 저런 염려 걱정은 무색해지고 오히려 매 순간 순간이 행복하고 감사로 넘치게 된 것이다.

가정은 즐겁고 감사가 있어서 행복해야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창세기 1, 2장의 창조 기사를 보면 하나님께서 최초로 만드신 제도인 가정의 존재 목적은 가정의 행복이다. 하나님은 그의 형상대로 지으신 아담이 독처하는 것이 좋게 보이지 않으셔서 하와를 만드시고 부부가 되게 하시면서 복을 주셨고, 아울러 생육하고 번성하고 충만하라고 하셨는데 하나님은 가정마다 자녀를 기업(선물)으로 주시니(시 127:3) 하나님의 그 넓은 은혜를 우리가 어찌 다 알 수 있을까? 가정에 복을 주시는 하나님은 땅을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문화명령(창 1:28)도 함께 주셨는데 하나님의 문화명령을 잘 준행하는 하나의 형태가 입양 가정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기업(선물)으로 주시는 자녀를 얻는 방법이 출산과 더불어 입양도 있다. 입양은 다른 태를 통해서 자녀를 얻는 것이기 때문에 생육하고 번성하고 땅에 충만하게 되는 것이며, 이 세상에 태어났지만 친생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하고 가정이 필요한 아이를 내 아이로 받아 들여서 양육하는 것은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문화사명의 또 다른 순종의 형태라고 할 수 있겠다.

한국전쟁 이후 시작된 우리나라의 근대 입양은 경제 발전이 눈부신 지금도 우리의 아이를 우리가 다 기르지 못해서 해외로 입양 보내고 있고, 국내 입양 아동 수는 큰 변화가 없으니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문화 사명을 받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가정이 필요한 아이는 우리 시대의 지극히 작은 자 중의 하나이다. 입양이 주는 또 다른 행복을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누리게 되기를 바란다.
<고신대학교부속복음병원 원보2012-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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