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아' 부각시킨 김길태 보도 유감-조선일보&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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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0-03-21 22:27 조회4,70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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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 다운 대한 민국이의 아버지입니다.
황수섭(호산나교회 입양목사)
# 부산일보-2010-03-23-기고[입양을 되돌아 보자]
# 조선일보-2010-03-25-편집자에게['입양아' 부각시틴 김길태 보도 유감]
부산에서 발생한 여중생 이모양 납치 살인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니 다행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우리 사회의 여러 분야에 던진 과제도 많지만 특별히 입양관계자와 입양가족들에게 끼친 부정적인 영향은 막대하다. 살인 용의자 김길태가 입양인이라고 대중매체가 연일 드러내기 때문이다. 대중 매체의 보도를 접하면서 입양 가족들은 긴장도 하지만 분노를 느끼기까지 했다.
범죄자 김길태가 입양인임은 사실이다. 그러나 범죄 용의자를 꼭 입양인이라고 밝혀야 했을까? 꼭 양어머니 양아버지라고 칭해야 했을까? 그게 바른 지칭일까? 이런 범죄 사건과 관련하여 입양이라는 사실을 꼭 밝힐 필요가 없음을 주장하면서 차후에 관계자들은 명심해 줄 것을 당부하는 바이다.
먼저 김길태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 많은데 그가 입양인이라는 것을 부각시키는 것은 바른 보도는 아니다. 이를테면 술 담배 즐기는 김길태, 야행성 김길태, 무질서한 생활인 김길태, 재개발 지역민 김길태, 좀도둑 김길태, 운전면허증도 없는 김길태 등등... 그가 갖는 특징은 많은데 그 많은 특징 중 하나일 뿐인 입양인 김길태라고 연일 보도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다음으로 언론 방송 같은 대중 매체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야 한다. 입양 가족은 우리 사회의 소수이며 부정적인 편견 속에서 살고 있다. 이 세상에 태어났지만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낳아 준 부모와 살지 못하는 입양인이나 사랑의 마음 하나만으로 어려운 결단을 한 입양 부모도 우리 사회에서는 약자이다. 약자가 의기소침해지고 이웃의 시선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해 주기를 바란다.
또한 자라고 있는 입양아동들에게 끼칠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생물학적인 부모와 헤어져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상처를 갖고 있는 입양 아동들에게는 긍정적인 자아상, 높은 자존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자신의 롤 모델이 될만큼 잘 성장한 입양인을 만나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주는 것이 바람직한 일인데 사회의 지탄을 받는 범죄자 입양인이 부각되는 것은 보도의 역기능이다.
그리고 입양은 생물학적인 가족관계는 아니지만 법적으로 여느 가족과 다름이 없는 완전한 가족이다. 낳지 않았다는 것 뿐 완전한 부모 자녀의 관계를 맺고 살아가니 입양 가족임을 굳이 밝힐 필요는 없다. 필자는 두딸(아름 다운)을 낳아 기르다가 12년전 돌이 된 쌍둥이 아들(대한 민국)을 입양하여 입양 가족이 되었다. 가족관계를 증명하는 서류에 입양가족의 가장인 내가 네 자녀-아름 다운 대한 민국-의 아버지로 표기되어 있지 절대로 아름이 다운이의 아버지, 대한이 민국이의 양아버지라고 다르게 표시되어 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나는 그렇게 불려지는 것을 절대 허용할 수 없다.
입양가족은 완전한 가족이다. 입양인 중에도 성공적으로 성장한 이가 많은 반면 생물학적으로 맺어진 가정의 자녀들 중에도 사회적으로 잘 못된 이가 많기 때문에 입양 가족이라는 것이 어떤 사람의 특징으로 더 이상 각인되지 않기를 바란다. 선진 입국을 코 앞에 둔 우리나라가 입양을 기다리고 있는 입양대상 아동들과 입양가족을 위한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하지 않을까? 성공적인 입양을 위해서는 입양기관을 통한 합법적인 입양과 공개 입양이 장려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덧 붙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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