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낳은 아이들의 재롱잔치에 웃음꽃 만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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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09-12-11 09:07 조회3,7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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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낳은 아이들의 재롱잔치에 웃음꽃 만발
부산지역 입양가족 송년회
장기자랑·작은 음악회 마련
참가자 매년 늘며 9년째 이어와
"우아! 누나가 저렇게 멋지게 피아노 연주를 하다니…."
10일 오후 7시30분 부산 수영구 수영로교회 선교센터 강당. 황아름(여·24) 씨와 친구들이 크리스마스 캐롤을 첼로 반주에 맞춰 멋지게 부르자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2009 부산지역 입양가족 송년회'를 맞아 황 씨는 가족들을 위해 작은 음악회를 준비했다.
황 씨 가족은 황수섭(51·고신대 의과대 교목) 목사가 쌍둥이 대한이와 민국이(13)를 입양하면서 입양 가족이 됐다. 아름 씨는 "갑자기 가족이 생겨 어색했지만 이제는 동생들이 없으면 썰렁해서 못 견딜 정도로 소중하다"고 말했다. 황 씨 가족처럼 각자 사연을 가진 입양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부산지역 입양 가족과 홀트사회복지회, 대한사회복지회 등 입양 기관 관계자 200명이 모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회를 마련한 것이다.
강서구에서 온 김모(여·42) 씨는 생후 2개월 된 예쁜 딸을 자랑했다. 김 씨는 결혼한 지 8년이 되도록 아이가 생기지 않자 입양을 결심했다. 처음엔 거부감이 들었지만 입양 가족과 꾸준히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차츰 마음의 벽을 허물었다. 김 씨는 "10일 전 만난 딸은 가슴으로 낳은 아이"라며 활짝 웃었다.
부산진구에서 온 이모(45) 씨는 10년 전부터 차례로 입양한 세 아이와 함께 참석했다. 이 씨는 "주위에서 공개 입양을 만류하기도 했지만, 아이들과 떳떳하게 가족이 되고자 입양한 사실을 밝혔다. 지금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입양 가족 송년회는 2001년 시작돼 9년째 열리고 있다. 공개 입양 가정 모임인 부산경남 입양 자조모임 대표 황 목사가 입양 가족 간 교류를 통해 어려움을 공유하고 돕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것이다. 초기에는 공개 입양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참여자가 적었지만, 그동안 인식이 바뀌면서 어느덧 200명이 참여하는 큰 행사로 발돋움하게 됐다.
이날 행사에서 입양 가족들은 자녀들의 장기 자랑과 작은 음악회 등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황 목사는 "공개 입양이 늘어나는 추세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이를 꺼리는 이들이 많다"며 "특히 입양 가족 중 형편이 어려워 아이들이 다시 고통받는 경우도 있는데, 입양 가족 간 교류를 통해 서로 도우면서 함께 행복해지는 길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입력: 2009.12.10 21:27 / 수정: 2009.12.10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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