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가정 행복의 극대화를 위하여-황수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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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05-02-15 14:45 조회6,9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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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가정 행복의 극대화를 위하여-황수섭
국민건강보험공단 사보 2003. 12월호
-테마에세이
지난 여름 나는 특별한 즐거움을 맛보면서 행복을 누렸다. 초등학교 1학년 쌍둥이 아들(대한, 민국)의 성화에 못 이겨 낚시대를 구입하고 고기를 낚으면서 여름휴가를 보냈던 것이다. 대학 입시생인 큰딸(아름, 고3) 콩쿨 준비 중이었던 작은 딸(다운, 고2)과 그 뒷바라지를 하는 아내에게는 조금 미안했지만 낚시 도구와 물놀이 기구, 간식, 침낭 등을 챙겨서 집을 나섰다. 고기도 잡을 수 있고 물놀이도 할 만한 곳을 찾아 자리를 잡고, 며칠 동안 오토캠프를 했다. 마침 마음씨(?) 좋은 고기들이 잡혀 주는 바람에 아빠의 권위도 살고 대한이 민국이는 신이 났다. 성비가 3대 3인 우리 가족 중 세남자는 강과 바다에서 세 여자는 집에서 여름 휴가를 그렇게 보내었다.
낚시대를 잡고 좋아하는 대한이, 튜브를 타고 맘껏 웃는 민국이를 보면서 6년 전 우리 가족의 선택, 우리 가족의 만남은 축복 그 자체이며 멋진 결정이었다고 자부하였다.
실은 지금으로부터 6년전까지 우리 가족은 부부와 두딸(아름, 다운)뿐이었다. 그러던 12월 어느 날 TV의 입양 특집방송에서 출연자가 입양원을 비추며 설명을 하다가 "지금 보이는 저 쌍둥이 남아는 돌이 다 되었는데 키워 줄 부모가 필요합니다."라고 짧게 말했다. 그 멘트가 씨가 되어 한달여 고민을 하다가 우리는 쌍둥이 아들을 입양하여 대한, 민국이라고 이름을 짓고 출생신고를 하니 우리 가정은 남녀 성비 3대 3 아름 다운 대한 민국이네가 되었다.
입양가정-아름다운대한민국이네가 누리는 행복은 예상 보다 컸다. 입양 전에는 빠듯한 살림에 두 식구 늘면 생활에 버겁지는 않을까? 사랑을 아름 다운이에게 주듯 대한 민국이게 똑 같이 줄 수 있을까? 아내의 여유를 빼앗는 것 아닐까? 우리도 소문처럼 입양으로 불행해지는 것 아닌가?라는 고민으로 갈등을 했었지만 13개월 된 쌍둥이와 적응을 위한 전쟁을 하루밤 치룬 후에는 그렇게 고민한 것이 되려 무안할 정도로 행복을 누리게 되었다.
데려 오기 전에는 남의 아이였지만 하루밤 전쟁을 치루고 나니 내 자식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입양은 배 아프지 않고 자식 얻는 것"이라고 정의를 내린다. 6년이 지난 지금 낳은 두 딸과 입양한 두 아들은 우리 부부에게 똑같은 질과 양의 사랑이 있는 소중한 자식이다.
입양 가정의 가장이 된 후 나는 입양을 포함한 아동 복지와 소외되고 어렵고 외로운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커졌느데 특별히 입양의 활성화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한국전쟁 직후부터 시작된 해외입양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전쟁 고아를 해외로 입양시킨 것은 형편 상 그렇다 치더라도 20,000달러 시대를 외치는 지금도 우리의 아이들을 해외로 입양 보내고 있는 것은 모두가 반성해야 할 과제가 아닌가. 해외입양이 꼭 나쁘지는 않지만 우리의 아이를 우리가 양육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 때문이다.
선진국 대열에 들어 서려는 지금 우리는 입양에 있어서도 새로운 장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살펴 보면 우리 주위에도 많은 입양 가족들이 있다. 그러나 현실은 거의 모두가 비밀이다. 입양 사실을 숨기는 사정이야 충분히 이해하지만 입양가족과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 한 단계 발전한 공개입양이 정착되기를 바란다.
입양에는 세부류의 주체가 있으니 곧 입양아동, 입양부모, 생부모이다. 이 세 주체 모두를 위하고 배려하는 입양 문화의 정착을 기대하는데 이들은 나름대로의 애뜻한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먼저, 입양아동은 자신의 의사와는 아무런 관계없이 양육을 포기 당하여 입양가정에서 자라고 있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친부모를 만나고 싶어 하고, 다음으로 입양부모는 입양아와 한 가족이 되어서 행복을 누리고 있기 때문에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생부모는 핏덩이를 타인에게 맡긴 채 아픈 가슴으로 돌아 섰지만 평생 눈물로 가슴을 쓸어 내리고 있다. 어느 누구의 행복권도 무시될 수 없는 귀한 존재들이다.
지금까지의 입양은 입양 부모의 입장에서 이해되고 시행되고 있는 형편이며 입양에 관계된 입양아나 친부모는 거의 무시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녀가 없어서라든지 아이를 좋아해서 입양을 했다. 그런 입양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지만 더 바람직한 입양은 이 세상에 태어 났지만 키워 줄 부모가 없어서 가정을 기다리는 아이 중심의 입양을 시행하자는 것이다. 더 나아가 낳았지만 키울 수 없어서 양육을 포기한 친부모도 배려하는 성숙한 입양이 뿌리를 내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세상에 태어 난 모든 아이는 키워 줄 부모가 필요하며 가정에서 자랄 권리가 있다. 입양은 키워 줄 부모가 없는 아이에게 가정을 제공하고 아이와 함께 사는 것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키워 줄 부모가 필요한 아이를 데려 다 키우면 그 아이가 내 아이가 된다는 것이다. 내가 낳은 딸 아름이 다운이와 입양한 대한이 민국이는 똑같이 귀한 자식이다. 그래서 입양 가정은 행복하다. 내 품에서 아이가 자라고 있고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하는 많은 문제 중 입양이라는 하나의 문제를 내가 해결하고 있다는 보람도 있다.
세부자가 낚시를 하면서 함께 보낸 여름 휴가의 추억을 통해서 우리 가정은 더 많은 아이를 입양해 볼까 고민 중이다. 만약 그 고민이 실현되어 쌍둥이 대한이 민국이 동생이 오는 날이면 우리집은 아름 다운 대한 민국 만세(?)가 될 것이다.
나의 가장 큰 과제는 지금 잘 자라고 있는 쌍둥이 아들-대한이 민국이가 자라 언젠가 여건이 된다면 나는 아들의 손을 잡고 아들이 만나고 싶어하는 친부모를 만나게 해 주는 것이다. 그날 그들끼리 부둥켜 안고 울게 해 주고 그들만의 숨결을 서로가 느끼도록 해 주고 싶다. 그리고 "아이 키우는 행복을 누리게 해 줘서 고맙다. 낳아 준 생부모와 길러 준 양부모를 잊지 말고 멋지게 살아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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