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의 터널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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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09-03-10 16:09 조회4,4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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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의 터널 속에서
황수섭 목사(고신대 의과대학 교목)
최근 한 보도에 의하면 경기침체와 고용부진이 지속되면서 2008년 직업없이 힘겹게 사는 가장이 268만명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한다. 전국 가구의 16.07%로서 가구주 6명 중 1명인 셈이다. 이는 가계조사를 전국가구로 확대 실시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고, 지난해에는 고용률도 57.3%로 2001년 2월 56.1%이후 8년만에 최악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벌어 놓은 돈이나 자녀에게 보탬을 받아 생활하는 가구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1997년 겨울 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어려운 시절을 보내고 있지만 빈곤 전문가들은 외환위기 때도 그 이듬해 빈곤인구가 2배로 늘었었던 것을 비춰 금년에 빈곤층이 더 급증할 것이라고 한다.
이런 경제 위기의 터널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그리스도인들이 희망의 노래를 부르자.
모두가 힘들다고 아우성 칠 때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 4:13)는 말씀을 외치며 회복시키시는 주님 안에 희망이 있다고 전하자. 정말로 하나님은 막다른 골목에서 피할 길을 주시고 이길 수 있는 더 큰 능력을 주신다. 예수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아버지여 아버지의 뜻이어든 이 잔을 내게서 옮기소서”라고 기도하시는데 그 때 하나님은 천사를 통해서 도와 주셨다.(눅 22:43)
다음은, 터널 속에서 이웃을 돌아 보는 삶을 살자.
빌립보서 2장 4절에 “또한 여러분은 자기 일만 돌보지 말고, 서로 다른 사람들의 일도 돌보아 주십시오.”(표준새번역)라고 말씀했다. 글로벌 경제위기 불황 속에서 빈곤층으로 전락한 자영업자들은 하루 하루 버티기가 벅차고,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다. 이런 경기침체로 가장 많은 타격을 받는 계층은 저소득층이다.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서 도움의 손길만 절실히 기다리는 빈곤층도 수두룩하다. 10여년전 IMF 외환위기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10여년이 흐른 지금도 다시 경제가 악화된다고 하니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사회적 약자의 고단한 삶이다. 그들은 우리의 이웃이며 형제 자매들이다. 이들을 돌아 보며 살자. 어려울 때 남을 돕자. 남을 도울 때 또한 문제도 해결된다. 吾鼻三尺(내 코가 석자)라고 내 사정이 급한데 어디 남을 돌볼 여유가 있겠냐라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은 달라야 한다.
창세기 40장에서 요셉의 삶은 귀하다. 그는 어린 나이에 애굽에 노예로 팔려 갔다. 노예로 살다가 감옥으로 들어 갔다. 죄수가 된 요셉의 하는 일은 수감된 바로의 술 맡은 관원장과 떡 굽는 관원장을 수종드는 것이다. 노예, 죄수, 죄수 수종들기. 그런 고단한 삶 속에 있으니 형들에 대한 분노, 보디발의 아내에 대한 억울함을 되새기면서 한숨으로 보낼 법한데도 그는 남을 돌아 본다. 밤에 꿈을 꾸고서 근심에 쌓여 있는 수감된 관원장들의 얼굴을 살피다가 요셉이 묻는다. “어찌하여 오늘 당신들의 얼굴에 근심의 빛이 있나이까?” 어려움 중에 있지만 다른 사람의 필요를 살피고 적극적으로 남을 도우려 하는 것이다. 돕는 자 그가 하나님의 사람이다. 후에 요셉은 관원장의 추천으로 바로 왕 앞에 서고 왕의 꿈을 해몽하여 애굽의 총리대신이 되어 나라를 구하고 가족을 구하고 구원의 역사를 이어가게 된다.
초기 그리스도인들도 남을 돌아 보는데 열심이었다. 로마제국 때 그리스도인들은 박해 속에서도 남을 돌아 봤다. 그들은 자주 돈을 모아서 빈곤층에 음식을 제공하거나 그들의 장례비로 사용하였는데 과부와 나이 많은 노예들, 파산한 선원들, 감옥에 갇힌 사람들이 수혜자가 되었다. 결과 그리스도인들은 장기간의 박해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증가했었다고 한다. 이유는 그리스도인들의 사랑의 삶이 로마인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국가마저 방치한 이들을 돕는 나눔이 신선한 감동을 주었던 것이다.
지난달 교계단체와 교단, 개교회, 선교단체 기독 NGO 등 33개 단체 지도자들이 모여 '경제 희망의 길, 한국교회가 만든다'를 기치로 협약을 맺고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절제운동, 무담보 소액 대출, 수입 1%나누기 운동, 차상위 지원활동 등 한국교회의 역할과 활동 정책과 비젼 등을 공유하고 회복의 대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바람직한 일이다.
세계 주요 공항의 면세점 체인 듀티프리 쇼퍼즈의 대주주였던 척 피니는 1982년부터 16년 동안 1500곳에 6억 1000만달러를 기부했는데 15달러짜리 손목시계, 3등석 비행기, 낡은 회색 레인 코트를 입었던 그는 “돈은 어려울 때일수록 더 큰일, 더 좋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스도인이 가진 것으로 이웃을 돌아 보는 삶을 살아서 위기를 극복하는데 앞장 서자.
또한 경제 위기의 터널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이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고통 당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억울함과 분노가 있다. 그들이 마음 놓고 울분을 터뜨릴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하자. 무엇보다도 그들을 위한 기도를 잊지 말아야 한다. 이웃을 위한 기도는 하나님의 회복의 역사를 체험하기도 하지만 고통 중에 있는 이웃과 연결해 주는 마음의 고리역할도 한다.
그리스도인들이 경제 위기 속에서도 우리 사회의 희망이길 바란다.
기독교보-시론-2009-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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