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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연을 초월한 가족애를 실천하는 교회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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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0-03-04 15:20 조회4,35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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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연을 초월한 가족애를 실천하는 교회 공동체.

황수섭목사(고신의대 교목)
 

가정은 하나님께서 만드신 최초의 기관이다. 인류의 가장 기초적인 집단이고, 인간 형성의 최초 규정자(規定者)이기 때문에 여러 학자들은 가족을 제1의적 집단, 제1차적 집단의 첫머리에 꼽는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있다. 혈연 중심 사회의 대표적인 말인데 혈연 중심의 가족은 우선 그 출발자체가 맹목적이다. 이런 혈연 주의적 가족관이 없었던들 어떻게 가난하고 어려운 시기를 지내 왔을까? 혈연 주의의의 순기능이기도 하다.

그러나 혈연주의의 가족관이 출발점이 되어 우리 사회를 병들게도 한다. 오늘 우리 사회는 가족이기주의에 깊이 물들어 있다. 그 결과로 내 자식은 사랑 과잉, 영양 과잉으로 병들고, 이웃 아이는 애정 결핍, 영양 부족으로 병들고 있고 계층간의 문제가 파생되고 있다. 그런데 내 자식만 잘 되면 행복해질까? 이웃의 아이가 잘못되었다 가정해 보면 그 아이가 누구를 해치겠는가? 내 자식만 애지중지하면 행복할까? 그렇지 않다. 예로, 가까운 중국이 인구 증가 억제를 위해 실시한 한자녀 정책과 가족이기주의의 부작용을 들 수 있다. 부모의 과보호 아래 귀하게 자란 외둥이 자녀는 ‘소황제’라고 불릴 정도라고 한다. 버릇이 없거나 이기적인 아이가 되고 참을성이 적어진다는 말이다. 취직을 해도 힘든 일은 하지 않는 등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다고 한다.

혈통 중심의 가족관을 버리고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자. 사랑과 정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공동체를 가꾸자.

우리의 가족 개념은 혈통이지만 성경은 우리 모두가 한 가족이라고 하신다.

성경의 두 족보를 살펴보면 우리 모두가 한 가족임을 알 수 있다. 창세기 5장에 아담 자손의 족보를 소개하는데,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하실 때에... ’라고 시작하셨고, 누가복음 3장은 예수님의 족보를 소개하는데, ‘사람들의 아는 대로는 요셉의 아들이니... 그 이상은 하나님이시니라.’고 말씀하신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께 뿌리를 둔 한 가족이라는 것이다. 사도행전 17장에서는, ‘인류의 모든 족속을 한 혈통으로 만드사...’(26)라고 말씀하셨고, ‘거룩하게 하시는 자와 거룩하게 함을 입은 자들이 다 하나에서 난지라 그러므로 형제라 부르시기를 부끄러워 아니하시고...’(히 2: 11-13)라고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자녀라고 말씀하신다.

성경이 가르치는 가족에 대한 개념은 새로운 것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가 한 가족이라고 말씀하고 있고(요 1:12, 13) 성경의 많은 곳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성도들을 형제라고 호칭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딤전 1:2)

예수 그리스도의 가족 개념은 혈통이 아니다. 마태복음 12장에 예수님께서 무리에게 말씀하실 때에 밖에는 모친과 동생들이 예수님을 만나러 왔다. 어떤 제자가 가족들이 예수님을 만나러 밖에 왔다고 말하자 예수님께서는, ‘누가 내 모친이며 내 동생들이냐 나의 모친과 나의 동생들을 보라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모친이니라’ 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말씀하신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임종시 어머니 마리아를 제자에게 부탁하시며, ‘네 어머니라’(요 19:27)고 소개하셨다.

믿음과 사랑이 있으면 모두가 가족이 된다. 신호범씨는 한국전쟁 이후 군의관 레이 폴 대위에게 입양되었고 대학교수가 되고 미국 워싱턴주 상원의원이 되었다. 후에 양부모를 위해 양로원을 지어 선물했는데 준공식에서 양아버지는, ‘내게 가장 큰 기쁨을 준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했고, 후에 입양부모가 된 신호범씨는, “피는 물보다 진합니다. 하지만 돌아 가신 양아버지로부터 받았던 사랑은 피보다 더 진합니다.”라고 고백했다.

새로운 가족관을 정립하고 살자. 혈연이 아니라 하나님 아버지를 중심으로 한 가족간의 사랑과 신뢰를 기초로 한 가족애를 삶으로 나타내자. 신앙과 사랑의 공동체인 교회가 혈연을 초월한 새로운 가족애를 교회 안에서부터 실천하자. 필자는 어릴 때 어머니가 병으로 일찍 돌아 가셨기 때문에 많은 서러움과 아픔을 안고 성장했다. 그러나 교회 공동체 속에서 자주 새힘을 얻었고 사랑을 느끼며 성장할 수 있었다. 교회의 사모님과 여집사님들의 배려와 사랑으로 어머니의 부드러운 사랑과 정을 교회 공동체 속에서 느끼며 성장할 수 있었다.

신앙과 사랑으로 새로운 가족 속에서 살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가족 이기주의에서 벗어나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 서면 좋겠다. 지금도 우리 사회에는 외롭고 힘든 이웃들이 있고 돌봄이 필요한 아동, 챙겨줘야 하는 청소년, 보살펴 드려야 하는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이 있고, 100만여명의 이주 노동자와 해마다 늘어 나는 다문화가족이 있다. 교회 공동체가 넓은 가족애를 가지고 지역 사회의 약자들과 결연을 맺어 모두가 엄마 아빠의 사랑을 느끼며 사는 사회를 만들고, 가까운 복지시설과 결연하여 자원봉사도 하고 한교인 후원통장만들기 운동이라도 펴서 정기적이고 지속적인 후원을 하면 모든 사람이 가족의 정을 느끼며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한국전쟁 이후 거리로 쏟아지는 전쟁고아를 가난했던 우리나라가 어떻게 할 수 없어서 시작한 해외입양은 경제규모가 세계 10위권을 넘나 드는 지금도 계속 되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순혈주의의 가족관이라고 한다. 새로운 가족관으로 피가 섞이지 않은 아이를 내 아이로 입양도 한다면 선진사회가 한발 가까워지지 않겠는가?
기독교보 시론(2010.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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