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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아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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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05-01-24 11:03 조회4,7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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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아이가 아니다.

일전에 한 방송의 타이틀이 '경제불황, 버려진 아이들'이었다. 언론 매체를 통해서 흔히 보고 들을 수 있는 말 중의 하나가 한해 동안 '버려진 아이 12,000명' '버려진 아이들이 사는 보육원', '입양을 기다리는 버려진 아이들' 등이다.
그러나 그들은 버려진 아이들이 아니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소중한 생명이며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자랄 어린 생명들이다.

버린다는 것은 쓰지 못할 것을 없애거나 처치하는 것을 뜻하며, 가정이나 고향 등을 돌보지 않고 떠나거나 관계를 끊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소위 버려진 아이들에게 해당되는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낳은 부모이든지 위탁보모와 입양부모 또는 보육하는 시설 관계자이든지 간에 어느 누구도 아이를 쓰지 못할 것이라고 없애 버리거나 관계를 끊을려고 하지 않는다.

딸 둘(아름, 다운)의 엄마인 아내가 만 6년전 한 TV방송사의 입양특집 방송에서 '저 보이는 쌍둥이는 돌이 다 되어 가는데 한 집에 입양되어 잘 자랐으면 좋겠다.'는 짧은 멘트를 들은 후 우리 가족은 25일 정도 고민과 갈등의 터널을 지나 돌이 막 지난 쌍둥이 아들(대한, 민국)을 입양하여 살게 되었다. 입양가정의 가정이 된 이후 나는 입양을 비롯한 아동복지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관계된 많은 사람과의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그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어느 누구 하나도 아이를 버리지 않았고, 버리는 것을 본 적도 없다. 모두가 아이를 사랑했고 단지 헤어짐을 아쉬워 할 뿐이었으며 아이들은 소중한 생명들이었다.

소위 버려진 아이와 가장 먼저 관계된 사람은 낳은 어머니일 것이다. 그 중 많은 아이들의 어머니는 미혼모이다. 나는 매주 미혼모그룹홈에서 자원봉사자로 그들과 만나고 있다. 대부분이 20대 엄마들이지만 16세의 어린 엄마도 있었다. 어린 나이에 원하지 않은 임신으로 그들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들과의 만남 속에서 발견한 것은 원치 않은 임신이지만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은 여느 엄마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었다. 단지 양육할 수 없기 때문에 임신을 후회하고 양육하지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아파하고 핏덩이와 헤어져야 한다고 슬퍼할 뿐이었다. 입양보내기로 동의를 하고 돌아 서는 그들의 발걸음은 천근 만근이다. 어린 엄마라고 생명을 버리지 않는다. 어미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는 죄책감과 잘 키워 줄 부모를 만나게 하려는 사랑 때문에 괴로워 한다.

소위 버려진 아이와 두 번째로 관계된 분은 입양기관의 관계자이다. 열악한 조건에서 아동의 복지를 위해서 일하는 그 분들은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는 가정을 찾아 주려고 땀을 흘린다. 자기 자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위해서 바자회도 열고 후원자도 찾고 자원봉사자도 모으고... 수고가 여간 저만 아니다.

입양기관에 맡겨진 아이가 입양되기 전까지 일시적으로 맡아서 돌보는 고마운 분이 위탁모이다. 잠시 돌보는 아이지만 입양될 가정에 안겨 줄 때 그들은 운다. 아이의 첫 경험이 부모와의 이별이었지만 두번째 만남에서는 누구보다 더 잘 행복하라고 성원을 보내며 키워 줄 부모에게 아이를 눈물로 안겨 주기 때문이다.

아이는 법적 부모가 될 입양부모를 만난다. 입양부모는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정을 주고 사랑을 주고 눈을 맞추며 아이를 품는다. 아주 소중한 존재이다. 나는 6년 전 입양한 쌍둥이 아들의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 TV방송에서 처음으로 만난 날, 생일, 입양한 날 등 한달만에 세 번이나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자른다. 그 때 마다 '아주 먼 옛날부터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을 위한 계획이 있어서 태어나고 만나고 한가족 되게 하셨어'라고 말해 준다. 낳은 두 딸과 동일한 질과 양의 사랑과 눈물이 있는 입양 아들들이다.

입양되지 못한 아이들은 보육 시설이나 조건부 시설로 가게 되는데 그 분들 역시 아이를 향한 사랑을 가지고 있다. 많은 아이들을 돌보고 계시는 분들이지만 시설의 어느 누구 한 분도 아이들을 양육하지 사육하지는 않는다. 더 좋은 환경과 더 좋은 여건 속에서 잘 키우려고 하고 아이들이 행복한 인생을 살기를 기도하는 분들이다.

'버려진 아이들'이라고? 나의 품에서 자라고 있는 쌍둥이 아들 대한이 민국이가 이 다음에 커서 그 말을 알아 듣는다면 얼마나 큰 상처가 되고 그 것 때문에 아파할까를 생각하면 내 가슴이 아린다. 그 말이 얼마나 자존심을 건드리고 자존감을 낮추게 될지를 생각하고 아이들을 배려하면 좋겠다. 아이들은 버려진 게 아니라 보호가 필요하고 양육해 줄 분을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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