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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와 장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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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모 작성일08-11-24 12:09 조회5,4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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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이 발바닥에 티눈이 생겨 계속 아프다고 호소를 했다.
의대 졸업생 가운데 피부과 전문의가 부산대 앞에서 개원을 하고 있어 아빠는 그곳에 전화를 해서 대한이를 데리고 가서 치료를 받게 했다.

쌍둥이는 어디든 함께 가는데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민국이 녀석 대한이를 위해서 자기가 꼭 가야 한다는 것이다.

발바닥에 마취를 하고는 깊숙히 박혀있는 티눈을 빼내고 이틀에 한번씩 치료를 받으러 오라고 했다.
그리고 팔목에 있는 사마귀도 냉동치료법으로 시술을 했다.
저 지난주 목요일에 시작을 해서 2주간을 계속 집에서 드레씽을 하고 병원을 드나드는데 그때마다 민국이가 같이 가서는 절뚝이며 오는 대한이를 자기가 지팡이라고 목에 손을 두르고 어깨동무를 해서는 주차장까지 부축하고 아파트에 도착해서는 때에 따라 업어 주기도 한다.

집에서는 대한이가 장애인이라고 엎고 화장실에 가기도 하고 어릴때 쓰던 장난감 바구니에 태워 밀어 주기도 한다.
그러다가 타고 다니는 대한이가 재미있어 보이는지 이번에는 자기가 타고 대한이보고 밀어달라고 하니 절뚝거리면서 대한이가 밀어 준다.
그걸 본 아빠
"야~ 장애인이 비 장애인을 태우고 다니는 게 어딨냐?"
"요즘은 그럴 수도 있어요~"
"..."

지난 토요일 팔목과 발바닥에 냉동치료를 한 번 더 하고는 이제는 그만 와도 된다고 했다.
그런데 그 날 출발하기 전 민국이는 왜 또가냐고 투덜대는 것이다.
"그래서 넌 오지 말고 집에 있어 누가 너보고 오라고 했냐?"
그러자 옷을 입으며 하는 말
"내가 지팡인데 지팡이가 없으면 안되니까 가야 되요"
하고는 따라 나선다.
냉동치료를 하고는 아파서 눈물을 질금거리는 대한이를 보고는
"야~ 내가 지팡인데 잘 따라왔지? 오늘 같은날 지팡이가 없으면 어쩔뻔 했냐~ 그런데 진짜 그렇게 많이 아프나~"
"그래 생각해 봐라~ 발바닥에 새살이 돋고 있는데 냉동시키니 얼마나 아프겠나~ 야~ 지팡이 내가 편하게 좀 잘 받쳐라~"

아프다는 핑계로 대한이는 민국이에게 이것 저것 가지고 오라고 심부름도 시킨다.
잘 하다가 틀리면 투덜대는 민국이에게
"야~ 난 장애잖아~ 좀 해줘야지~"
"그래~ 알았어~"
정말 둘을 보고 있으면  어쩌면 저렇게 죽이 잘 맞을까???
우습기도 하고 정답게 노는 것이 보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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