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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캠프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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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황아름 작성일08-01-31 08:45 조회5,8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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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날 거의 몽롱한 상태로 예배를 드렸다...
24 ~ 26일간 진행된 입양아동캠프에서 총 책임을 맡았었다.
총책임자가 이렇게 힘든 자리라는걸 그 이전에는 몰랐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들을 감당하기에는 벅찰 것 같았는데...
하나님이 함께 하셨기에 모든걸 감당한 뒤의 내 모습에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프로그램 계획부터 아이들 인솔과 도우미들의 뒷풀이까지..
늘상 아버지의 일을 거진 십여년을 봐 와서 그런지...
이제는 거의 모든 일들이 몸에 베여 있었다..
몸은 힘든데 자동으로 일을 하게 되는 이 상태는 어쩐단 말인가...ㅎㅎ
아이들을 다루는 것도 어른들을 대하는 것도 이제는 많이 자연스럽다.

이번 캠프는 여름에 했던 캠프와는 또 달랐다.
여름에는 솔직한 아이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면...
이번에는 굉장히 거부하고 부정하려는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또 다 큰, 이제는 대학생이 된 도우미들을 통해서 그들의 아픔들을 읽을 수 있었다.
KNN과의 인터뷰에서처럼 대한민국이가 겪을 일들이라는 생각이 드니까 정말 더 관심이 가고 더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특히, 이번 캠프의 숨은 발견....영화 "스튜어트 리틀"...
저 영화 예전에는 그저 쥐가 귀엽다고 봤었는데..
이번에 고민해서 토론용 영화로 지정했는데...
진짜 입양에 대해서 탁 터놓고 이야기하는 영화더라고...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들면서 어른들이 아이들과 함께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에게 설명하면서도 그 영화에 나오는 고아원의 풍경이라던지..쥐인 스튜어트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토론을 끌어내니 쉬웠다.
아이들은 어떻게 그 영화를 받아 들였는지도 궁금했다.
한 편으로는 스튜어트의 대사를 통해서 입양아들의 마음을 알 수 있었던 것도 같았다.

제일 마음에 남는 대화가 있다...
"만약에 여러분의 엄마, 아빠가 진짜 엄마, 아빠가 아니라 가짜 엄마, 아빠라면 어떻게 할 것 같아요??"라는 나의 질문에 학교도 가지 않은 아이들의 대답은 나에게 충격을 주었다.
"나는...편지써 놓고 도망갈 거예요...진짜 엄마, 아빠가 아니잖아요."
그 아이들의 대답을 들으면서 나의 동생들도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너무 마음이 아팠고 그만큼 이런 캠프가 더 활성화되어서 더 많은 아이들이 서로 만나길 원했고, 또 그만큼 내가 더욱더 공부해서 그런 아이들의 상처들을 잘 보듬어 주기를 바랬다.

내가 들어갔던 팀은 형제들이 같이 입양된 아이들 중 동생들, 즉 우리집으로 치면 민국이 같은 아이들이 있는 팀이었다. 초등학교도 들어 가지 않은 아이들이 섞여있는 팀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생각은 어리지 않았다.
"입양은 진짜 엄마가 아기를 낳아서 가짜 엄마한테 주는 거예요.."
"고아원의 아이들이(영화의 장면 중) 불쌍했어요.. 나도 만약에 스튜어트였다면 외로웠을 것 같아요. 나중에 크면 그런 아이들 도와 줄래요..."
그리고 이어 졌던 미선이의 나눔....
자기와 같은 입장과 환경을 지나고 이제는 대학생이 된 언니가
"나는 엄마, 아빠가 가짜 엄마, 아빠라는 걸 알고는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서 굉장히 나쁜 짓도 많이 했었어요. 근데 지금은 엄마, 아빠한테 너무 감사하고 엄마, 아빠를 너무 사랑해요.."라는 말을 하는데 그 조그만 아이들이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자신들이 입양이 되었다는 걸 알던지, 모르던지...
아이들은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우리가 그 날 나누었던 말들을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 들였을까??
어떤 생각을 했을까??
몸은 너무나도 힘들었지만...
그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나는 입양아가 아니다. 그들을 위해서 일하지만 그들의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을 다 이해할 수는 없다.
단지 그들의 입장에 서서 이해하려고 애쓰고 그들이 상처받지 않게 사실을 받아 들이게 하려면 어떻게 말해야 하는가 늘 고민하면서 연구할 뿐이다.
미국처럼 입양이라는 사실을 쉽게 말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
내가 바라는, 아니 아마도 모든 입양 가족들의 바램일 것이다.
단지 내가 배아파서 낳지 않았다는 이유때문에 상처받아야 한다는, 피가 섞이지 않았기 때문에 상처받아야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좀 더 따뜻한 세상, 좀 더 이해심이 강한 세상,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되기를 바라면서 좀 더 발전된 캠프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겠다...^^

P.S. 수고한 모든 도우미들 너무 수고 많았어요...^^
      내가 너무 일을 많이 시킨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아무튼 수고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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