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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이의 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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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모 작성일06-09-21 12:08 조회6,51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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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학교를 간 사이
딸들이 출국하고는 그냥 그냥 살던 것을 한 번 대청소를 해야겠다 싶어 여기저기 뒤적이며 정리를 하다가 대한민국이 책상밑에 떨어져 있는 종이가 아무렇게나 구겨져 있는것을 발견했다.
그냥 버리려다 무엇이 적혀있는 종이인지 풀어보니

(( 대한이꺼  5/25  나는 입양이 좋기도 하고 우울한 것 같기도 하다 ))

라고 적혀 있었다.
생각이 깊은 대한이의 글이기에
무슨 마음으로 적었을까?
하지만  한펀으로는 그렇게 표현 하는것이 정상일거라고 생각된다.
이제부터 서서히 자신에 대한 생각이 깊어지는 시기인지라 충분히 자신을 돌아볼 나이가 된 것이리라~

지나면서 아이들은 연령에 맞게 입양에 대한 자기표현을 했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부정하고 싶은 생각이 내포된 질문을 하기도 했다.
알면서도
 " 엄마 나도 엄마 뱃속에 있었지?"
그러면 엄마는
"그럼 모든 아기들은 엄마 배 속에 있었지~"

"엄마 나도 엄마 찌찌 먹고 자랐어요?"
"아니~ 아름다운 누나나 대한민국이는 다 엄마 찌찌 못먹고 자랐어~"
"왜요?"
"응 엄마 찌찌가 안나와서 누나도 대한민국이도 다 우유먹고 컸어~"

"엄마 나도 어렸을때 저렇게 울었어요?"
"그럼 우리 아들들도 울었지만 더 이쁘게 울었어~  얼마나 귀여웠다고~
우리 대한민국이는 우는것도 예뻤고~ 자는것도 예뻤고~  심지어는 똥누는것도 냄새하나 안나고 얼마나 예뻤는데...  엄마가 그렇게 예쁜데 하나님은 우리 대한민국이가 얼마나 예쁘실까?  너희들도 그렇게 생각해?"
끄덕 끄덕

그러면
엄마의 눈을 바라보고 있던 얼굴엔 웃음이 함박
엄마얼굴에 쪽~ 뽀뽀를 하고는 달아난다.

입양이라는 사실을 아이가 알고 있는것 자체가 아이에겐 상처이다.
엄마의 입장에서 알고 있는 상처를 덧나게는 하기 싫다.
같은 말이라도 덜 상처되는 단어를 골라쓰고
아이가 부정하고 싶어할때는 살짝 덮어주기도 하면서 사랑과 신뢰의관계를 유지해야 하지 않을까??

입양아로 자란 내 나이또래의 한분은
입양모임에 오면서 자기가 입양아였기에 상처가 되었던 말을
지금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아이에게 너무 쉽게 하는것을 보고 제발 아이 입장에서 그렇게 말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라는 말을 했다.

- 할수만 있으면 아이의 허물을 덮어주고 아이의 허물을 덜추어내어 말하지말고 아이의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한다 - 고 했다.

부모노릇 쉬운게 아니다.
이제 딸들이 다 컸으니 좀 수월 하겠어요~
질문하는 사람들에게 몇년전 했던 말이
아이들이 커갈수록 엄마노릇 하기가 제일 힘들어요~
라고 답했던 기억이 있다.

아침
대한이의 낙서를 보며 다시 한번 조심스럽게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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