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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입양가족 아름다운대한민국이네 -kt&g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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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07-04-26 22:39 조회7,3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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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입양가족 아름다운대한민국이네

황수섭목사(고신대학교 의과대학 교목, 호산나교회 입양목사)


1997년까지 두딸의 이름 덕에 아름 다운 가족이던 우리가 입양아들 쌍둥이 이름 덕분에 아름 다운 대한 민국이네, 3대 3 가족(남여 성비)이 된 지가 9년 5개월이 되었다.
TV 특집 방송에서 ‘저기 저 보이는 쌍둥이는 돌이 다 되었는데 키워 줄 부모가 필요합니다.’라는 짧은 멘트에서 시작된 입양의 고민은 정말 컸었다. 네식구 살림 살이도 빠듯한데 쌍둥이를 데려와서 어떻게 양육할까? 양육에 애를 쓰다가 두딸이 혹시 피해자가 되지 않을까? 양육의 몫은 아내인데 아내의 행복을 빼앗는 건 아닌가? 주변에서 듣던대로 입양아 양육에 실패하여 혹시 우리 가정이 불행해 지는 건 아닐까? 등등의 염려 때문에 입양을 망설였었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였다. 입양에는 신비가 있었다. 입양원에서 쌍둥이 아들을 데려와서 하루 이틀 지내고 나니 입양아는 남의 아이가 아니고 나의 아들이었다. 태를 통해서 낳은 아들이 아니라 가슴으로 낳은 나의 아들. 우리 가족은 혈연에 의한 가족이 아니라 사랑과 정으로 하나된 가족이다. 그러고 보니 입양하기 전에 가졌던 모든 염려는 남의 아이를 데려 와서 키워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가졌던 불안이었다.

두 딸을 기르다가 돌박이 쌍둥이 아들을 입양하자 예상치 못한 행복이 봄햇살 처럼 우리 가정에 쏟아졌다. 어린 생명이 우리 품에서 자라는 신비, 아이의 재롱, 생명과 생명이 모인 가정의 행복이었다.

쏟아지는 행복을 우리 가족만 누리기에는 너무 아까와 입양 사실을 공개하고 입양원에서 가정을 기다리고 있는 아가들을 위하여 입양 운동을 전개하였다. 입양을 공개하고 운동을 벌이자 삶의 기쁨은 배가 되었다.
자식들은 입양을 통해서 가족이 되는 것으로 인식하면서 입양 사실을 받아 들이는 듯 했다. 하루는 쌍둥이 아들이 누나에게 질문을 했다.
‘누나는 우리집에 오기 전에 어디 있었어?’
누나가 대답했다. ‘으응 누나는 이 집에 오기 전에 병원에 있었지.’
쌍둥이는 짜증스러운 듯, ‘아니 병원 말고 어느 입양원에 있었는데? 누나는 그것도 모르나?’
내가 옆에서 거들었다. ‘아들아! 누나는 말이야 다리 밑에서 주워 왔기 때문에 그런 것을 잘 모른다. 엄마 쌍꺼풀을 닮은 아들은 아빠 아들이야. 귀여운 쌍둥이 아들’
그러자 아들이 누나에게 말하기를, ‘누나는 엄마 찾아 가라.’
‘하하하 그래 나는 내일 출발하거다.’

자주 방문하는 보육원에 다녀 오는 길에서 쌍둥이 아들이 엄마에게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내가 아들에게 되물었다.
‘쌍둥아. 엄마 아빠가 지금 어떻게 아기를 낳냐?’
‘아이 참. 아이들 많이 있는 곳(보육원)이나 입양원에서 동생을 데려 오면 되는데. 엄마는 그것도 몰라요? 누나 내 말 맞지?’
딸이나 아들은 식구 늘이는 것을 아주 간단하게 생각한다. 입양!

입양가족의 가장인 나는 남이 누리지 못하는 행복 속에서 열심히 살고 있다. 하루는 학교에서 돌아 온 쌍둥이 아들이 귀가 보고를 하는데 시끌벅적하도록 전화를 했다.
‘아빠 학교에서 다음 주에 현장체험학습(소풍) 간대요.’
그날부터 하루 하루가 아들들에게는 긴 시간으로 느껴지는가 보다.
‘엄마 세밤 자면 현장체험학습 가요.’
‘아들. 현장체험학습 가는 게 왜 좋아?’
‘현장체험학습 갈 때 엄마가 맛있는 도시락 주시고, 친구들과 나눠 먹고, 구경도 하니까 정말 재미 있어요.’
‘누나 두밤 자면 우리는 현장체험학습 간다.’ 딸이 맞 받아 쳤다.
‘야 현장체험학습 가면 뭐가 재미 있냐? 교실에서 수업하는 게 편하고 좋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두 녀석이 큰소리로 누나에게 항의한다.
‘아니다. 누나는 모르니까 그런 말 하지. 현장체험학습 가면 억수로 재미있다. 빨리 두밤이 지나면 좋겠다.’

현장체험학습(소풍)을 기다리는 쌍둥이 아들의 설레는 그 기쁨이 내게 전염되는 듯 해 덩달아 즐거우면서도 삶의 보람을 느낀다. 사실 내가 쌍둥이 아들만 했던 그 때에 나는 그 즐겁다는 소풍을 기다린 기억이 별로 없다. 어머니가 일찍 돌아 가셨기 때문에 폼나는 도시락도 맛있는 김밥도 없었다. 오히려 찌그러진 김밥 때문에 골목길을 나서면서 부끄러움을 당했던 기억, 소풍 장소였던 낙동강 둑 한쪽 구석에서 형이 가지고 온 도시락을 먹었던 기억, 운동회 날 다른 아이들은 엄마와 교실이나 운동장 그늘에서 도시락을 먹었지만 나는 20분 정도 걸어 집에 와서 점심을 먹고 다시 갔던 기억 정도이니 소풍같은 날은 기다려지던 날이 아니었다. 그런데 쌍둥이 아들은 엄마가 준비해 주시는 도시락, 누나가 주는 용돈이 푸짐하여 즐거운 현장체험 학습가는 날(소풍날)을 기다리니 입양의 보람, 입양 가족의 즐거움이 있다.

입양 가족인 우리의 기쁨은 무엇보다도 우리 가정을 통해서 가정이 필요한 아이가 양육해 줄 엄마 아빠를 만나고 아이가 있어야 하는 가정이 입양을 통해서 자녀를 얻는 것이다. 입양을 하고 싶다는 분들의 전화 상담은 한주도 빠짐없다. 매주 라디오 방송하던 때나 신문에 연재를 하던 때는 하루에도 여러 사람의 전화 상담을 한 적이 있고 그들을 입양원으로 소개해 줬다. 입양아를 안은 부부들의 미소, 엄마 등에 아빠 품에 안긴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은 입양 가족의 또 다른 기쁨이다. 어떤 분은 우리 가족 만 보면 입양을 할까 말까 망설이게 되는 부담을 느껴 고민을 한다든지 또는 우리 가정의 행복한 모습 대문에 입양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씻어 버린다고 한다. 우리 사회의 선구자가 된 기쁨이 있다.

나에게는 입양 가족의 기쁨이 입양활성화의 사명으로 승화되었으므로 입양원에서 가정을 기다리는 아기들의 대변자 역할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매일 한다. 또 입양 홍보의 지름길은 입양가족의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또 다른 나의 가족이 되어 버린 입양가족의 행복을 돕고자 이런 저런 궁리를 한다. 한편 입양가족의 행복을 만드는 중요한 역할이 미혼모들의 태교라고 생각하므로 미혼모를 돕기 위해서 자원봉사, 후원활동을 하게 되었다. 미혼모의 아이가 입양 아동의 90%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대학교 2. 3학년인 딸이 초등학교 5, 6학년이던 98년 초에 입양한 13개월의 쌍둥이 아들은 초등학교 5학년이 되었고 잘 자라고 있다. 입양을 통해서 색다른 행복을 맛보며 살고 있는 우리 가족을 통해서 입양이 활성화 되고 입양 가족들이 행복해 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있다.
kt&g 사외보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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