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삶 다른 현장] '다자녀 행복가정' 원기태·장혜선씨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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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07-06-11 14:17 조회3,7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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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삶 다른 현장] '다자녀 행복가정' 원기태·장혜선씨 부부
"늦둥이 입양으로 새로운 행복 맞았어요"
지난 3월 9일. 원기태(호산나 교회 부목사·40) 장혜선(38)씨 부부는 가슴앓이로 아들 하나를 얻었다. 생후 4개월째인 대한이는 원씨 부부의 넷째 아이다. 딸 지현(초등 5년)이와 지윤(초등 3년)이, 아들 대희(6·유치원생)와 대한이. 원씨는 "우리 늦둥이 덕분에 이제야 우리 가족이 남자 셋 여자 셋, 3대3 가정이 됐다"며 흐뭇해했다.
대한이는 다른 세 자녀와는 달리 '가슴이 아파서' 낳은 자식이다. 아이를 유난히 좋아했던 원씨는 대희한테 엄마 손이 덜 갈 무렵인 3년 전 아내에게 "아이를 한 명 입양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세 아이 키우기에도 힘겨웠던 장씨는 육아에 대한 부담과 책임감 때문에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잊어버릴 만하면 한번씩 입양 이야기를 꺼내기 3년. '가랑비에 옷 젖듯' 남편의 생각이 장씨에게도 스며들었다. 세 아이와 양가 부모님도 모두 대환영이었다. '엄두가 나지 않아 미루던 일'은 이제 온 가족의 새로운 행복이 됐다. 대한이는 요즘 뒤집기에 열심이다. 엄마와 눈이 마주치면 방긋 웃기도 하고 누나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좋아 어쩔 줄 모른다.
대한이와의 첫 만남을 위해 온 가족이 입양기관을 찾았던 지난 3월 8일. 아기 대한이는 눈을 말똥말똥하게 뜨고 가족들을 반겼다. 원래는 집안의 바쁜 일 때문에 일주일 후 대한이를 입양할 계획이었지만 대한이의 맑은 눈빛이 모두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아이보다 더 중요한 게 뭐가 있을까." 밤잠을 설친 부부는 다음날 바로 대한이를 가족으로 맞았다.
장씨는 "대한이의 어릴 때 모습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도록 하루라도 빨리 데려온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원씨는 대한이 아빠가 된 후 웬일인지 눈물이 흔해지고 사소한 일에도 가슴이 찡해지는 때가 많아졌다. 그는 "사랑에 빠지면 세상이 달라보이는 것처럼 늦둥이를 봐서 그런지 대한이 덕분에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있다"고 했다. 아이와 함께하는 하루하루는 가족 모두에게 잔잔한 감동이 되고 있다.
장씨 품에 안긴 대한이는 엄마를 참 많이 닮았다. 장씨는 "벌써 그런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며 "키우면서 닮아간다고들 하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고 웃었다.
이런 부모의 모습이 좋아보였던지 둘째 지윤이는 "나도 커서 아이를 입양하고 싶다"고 했다. 큰딸 지현이는 "대한이 덕분에 온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더 화목해져서 좋고 동생이 하나 더 생겨 책임감도 한층 커졌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부부는 대한이가 어느 정도 크면 입양 사실을 떳떳이 일러줄 생각이다. "엄마 아빠도 남남끼리 만나서 가족이 됐듯이, 가족이 반드시 핏줄로만 맺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형태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줄 작정이다.
"대한이에게 입양 이야기를 어떻게 꺼낼까" 원씨 부부보다 더 걱정인 형과 누나들은 벌써부터 대한이를 위한 편지를 써 두며 그날을 준비하고 있다.
장씨는 "온 가족이 함께 고민하고 풀어내면 잘 해결될 거라고 믿는다"며 "세 아이가 밝게 자라고 있는 것처럼 대한이도 마음이 밝고 행복한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입양은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고들 생각하지만 입양은 사랑을 줄 수 있는 부모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낳았느냐, 낳지 않았느냐는 문제될 게 없다는 걸 하루하루 깨닫고 있다"고 했다.
원씨는 "아이는 이미 태어났고 그 아이에게는 따뜻한 가정이 필요하다"며 "마음은 있지만 결단을 하지 못하는 부모들이 입양이 어려운 여러 이유들을 대곤 하지만 아이에게는 생사가 달린 일이고 '입양은 다음 세대를 품어야 하는 부모된 사람들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엄마 품에 잠든 대한이는 자다가 꿈을 꾸는지 설핏 귀여운 미소를 지었다. 아이의 잠든 얼굴을 들여다보던 부부의 입가에도 행복한 웃음이 피어올랐다.
강승아기자 seung@busanilbo.com
부산일보 / 입력시간: 2007. 06.1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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