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속에 그려진 슬픈 우리 신앙의 자화상 - 244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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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312회 작성일 21-11-09 15:31본문
‘오징어 게임’을 보면서 목사인 나를 괴롭게 했던 캐릭터는 244번이었다. 그는 줄다리기 게임이 나오는 4화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해 줄다리기를 위해 고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서 ‘우리를 구원하시는 분은 주님’이라는 대사로 처음 등장한다. 그리고 5화에서 줄다리기로 이기고 난 뒤 내려오는 엘리베이터에서 감사 기도를 드리는 모습이 나온다. 이때, 나중에 그녀의 고백으로 그의 아버지가 폭력적이고 이중인격자인 목사라고 밝힌 240번이 기도하는 그에게 하나님께 감사할 것이 아니라 그를 살려준 몇몇 사람들에게 감사하라고 조롱한다. 사실, 그는 우리 주변의 교회마다 꼭 있는 소위 믿음이 충만한, 믿음이 굳건하다고 믿어지는 사람들을 대변해 주는 캐릭터로 그려져 있다. 그들은 쉬지 않고 긷한다. 범사에 기도한다. 기도하며 하나님의 이끄심을 구한다. 그러므로 그는 당연히 모든 시험이 닥쳤을 때, 먼저 기도하는 신실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의 기도는 듣는 이로 하여금 왠지 불편하게 만든다. 하나님은 사람들을 통해, 사람들과 더불어 일하신다는 것은 잊어버리고 자신만의 유익, 안위를 위해 기도한다. 마치 어느 부류의 신자들이 자신들만이 하나님과 소통하며 직통계시, 직접섭리나 치리를 받는다고 믿는 것처럼 말이다. 그는 근본주의 신앙의 잘못된 신앙의 전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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